칼럼
테헤란은 법적 지식을 공유하여 고객님들께 한걸음 더 다가갑니다.
특허정정심판 무효를 피하고도 권리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경쟁사가 등록특허의 무효 가능성을 지적하자, 특허권자는 특허정정심판을 통해 청구항을 고쳐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선행기술과 차이를 만들기 위해 장치의 구조와 작동 방식, 특정 수치까지 구체적으로 한정하여 정정은 받아들여졌고, 특허가 무효로 되는 일도 피했죠.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정정된 청구항과 경쟁사 제품을 다시 대조해 보니 새로 추가한 조건 중 일부가 상대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던 겁니다.
특허는 남았지만 해당 제품을 상대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심지어 자사가 준비하던 후속 제품도 일부 구성이 달라지면서 정정된 권리 범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무효를 피하고자 선택한 정정이 오히려 특허의 활용 범위를 크게 줄이는 독이 된 셈입니다.
무엇이 이런 결과로 이어진 걸까요? 그리고 특허정정심판은 어떤 경우에 활용해야 하며, 무엇을 기준으로 청구항을 줄여야 할까요?
지금부터 특허법인 테헤란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특허정정심판 어떤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나요?
특허정정심판은 설정등록된 특허의 명세서 또는 도면을 법에서 허용한 범위 안에서 바로잡는 절차입니다.
정정할 수 있는 경우는 청구범위를 줄이는 경우, 잘못 기재된 내용을 바로잡는 경우, 불분명한 표현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경우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무효 대응과 직접 연결되는 것은 청구범위를 줄이는 정정입니다.
가령 등록 청구항이 A, B, C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선행기술에서도 같은 조합이 확인된 상태라면, 신규성이나 진보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효 주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최초 명세서에 C의 구체적인 결합 구조나 작동 순서가 기재돼 있다면 해당 내용을 청구항에 추가해 범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정정 전에는 A, B, C의 넓은 조합을 보호했다면 정정 후에는 세 구성이 특정 구조나 순서로 결합된 경우만 보호하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청구범위를 줄이는 이유는 선행기술과 겹치는 영역을 제외하고, 자사 발명만의 차이를 청구항에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권리 일부를 덜어내는 대신 남은 청구항의 유효성을 지키는 선택인 셈입니다.
2. 특허정정심판 청구항을 줄여도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건을 추가해 청구범위를 좁혔다고 해서 모든 정정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변경하려는 내용이 법에서 정한 정정 사유에 해당해야 합니다. 무효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문구라도 허용된 목적을 벗어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1) 정정 내용은 최초 명세서나 도면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등록 이후 개발한 부품이나 기능을 새롭게 넣을 수는 없습니다. 여러 실시예에 각각 기재된 구조와 작동 조건을 임의로 조합하는 방식도 새로운 기술적 사항을 추가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2) 정정 전후 청구항의 의미도 비교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조건 하나를 더한 것처럼 보여도 기술적 의미가 달라지거나, 이전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실시 형태까지 새롭게 포괄한다면 실질적인 확장 또는 변경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3) 정정 후 청구항이 특허요건을 충족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조건을 추가했지만 선행기술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신규성이나 진보성에 관한 무효사유는 그대로 남습니다.
실무에서는 청구항과 인용발명의 구성요소를 하나씩 대조하며, 선행기술에 없는 구조와 작동 순서, 그로 인한 효과를 찾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재가 최초 명세서에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정정 가능성과 무효 대응 가능성이 갈리죠.
3. 특허정정심판 권리의 실익을 남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무효 가능성을 낮추는 데만 집중하면 청구범위를 크게 줄이는 방법이 가장 간단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권리범위를 좁힌 만큼 보호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도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산업용 검사장비 특허에 특정 센서 종류와 수치 조건을 추가했다고 보겠습니다.
이 경우, 선행기술과 차이를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되더라도 경쟁사는 다른 센서나 설정값을 사용해 청구범위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사의 후속 제품도 성능 개선 과정에서 센서나 제어 방식이 달라진다면 기존 특허로 보호하지 못할 수 있죠.
따라서 정정 전에는 세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 선행기술과 겹쳐 무효 문제가 생기는 구성.
- 현재 제품과 후속 모델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구성.
- 경쟁사가 부품이나 수치를 바꿔 회피하기 쉬운 선택적 구성.
이 세 범위를 구분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권리의 손실 없이 어떤 조건을 청구항에 추가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정정안도 하나만 바로 확정하기보다 범위가 다른 안을 비교하는 편이 좋습니다.
기존 권리범위를 비교적 넓게 남기는 안과 무효 대응 논리를 강화한 안은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의 범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특허무효심판 등이 이미 진행 중이라면 별도의 특허정정심판이 아니라 해당 절차 안에서 정정청구를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사건 단계에 따라 선택 가능한 방법과 제출 시기가 달라진다는 점도 놓치면 안 됩니다.
대표님은 최초 명세서와 도면, 심사 과정의 보정서와 의견서, 상대방의 선행기술, 자사와 경쟁사 제품의 구성표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나 특허정정심판은 등록 당시 빠졌던 기술 내용을 나중에 자유롭게 추가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분쟁이 시작된 뒤에는 활용할 수 있는 정정 방식과 제출 시점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님이 먼저 확인할 것은 어떤 문구를 더 넣을 수 있는지가 아닙니다. 정정 후에도 현재 제품과 후속 제품을 보호할 수 있는지, 경쟁사가 추가된 조건을 피해갈 가능성은 없는지를 살펴야 하죠.
특허정정심판에서 중요한 것은 무효를 피했다는 결과 뿐 아니라, 정정하고 난 뒤에도 실제 사업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도 남아 있어야 합니다.
등록특허에 무효 가능성이 제기됐거나 청구항을 어느 범위까지 줄여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정정안을 제출하기 전에 변리사를 찾아 권리의 실익부터 검토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