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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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포트폴리오 없으면 등록특허도 제 역할 못합니다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기술기업이라면 투자사가 회사 소개서의 여러 건의 등록특허가 어떤 제품과 기능을 보호하는지 물을 때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보유 특허 대부분이 초기 아이디어를 기준으로 출원됐고, 실제 제품의 경쟁력을 만드는 기능이 개발 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됐다면 답변이 상당히 어려워지죠.
기업이 등록특허를 여러 건 보유하고 있더라도 현재 제품과 후속 기술이 모두 같은 범위로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허권의 보호 범위는 기본적으로 특허청구범위에 적힌 내용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죠.
바로 이 때문에 기업에는 특허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특허포트폴리오가 무엇이고, 어떤 기준으로 구성해야 할까요?
보유 특허의 역할과 출원 우선순위, 재점검 시점까지, 기업이 판단해야 할 세 가지 기준을 테헤란과 함께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1. 특허가 여러 건 있으면 그게 특허포트폴리오 아닌가요?
특허가 여러 건 있더라도 그 자체로 특허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러 특허가 비슷한 제품 구조만 반복해서 보호하거나, 실제 고객이 제품을 선택하는 핵심 기능이 빠져 있다면 등록 건수가 많아도 활용 범위는 제한되죠.
특허포트폴리오의 목적은 단순히 특허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습니다.
현재 판매하는 제품과 후속 기술을 보호하고, 경쟁사의 우회 가능성에 대비하며, 투자나 기술이전 과정에서 각 특허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도록 권리의 역할을 나누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보유 특허가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 현재 판매 제품의 핵심 구조와 기능을 보호하는 권리
- 경쟁사가 부품이나 결합 방식을 바꿔 우회하는 경우에 대비한 권리
- 후속 제품이나 개선기술을 보호하는 권리
- 투자나 기술이전에서 별도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
물론 모든 기능을 각각 나눠 출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하나의 출원으로 관련 기술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제품 구조와 제어기술이 사업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면, 하나의 출원에 함께 담는 것이 적절한지 별도 권리로 구분할 실익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죠.
2. 어떤 기술부터 특허로 확보해야 하나요?
하나의 제품에는 여러 기술이 들어가지만 개발 과정에서 나온 모든 아이디어를 출원하면 비용은 커지고, 정작 중요한 기술의 보호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순위를 고려하려면 해당 기술이 고객이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와 직접 연결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제품 성능을 높이거나 생산비를 줄이는 기술, 경쟁 제품과 차이를 만드는 기능이라면 우선순위를 높게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실제 제품에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곧 변경할 예정인 기능은 별도 출원의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죠.
그리고 경쟁사가 제품을 분해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구조와 작동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면 출시 전에 권리화 여부를 판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제조 조건이나 내부 정보라면 특허출원과 영업비밀 관리 중 어느 방식이 사업에 적합한지 비교할 필요가 있고요.
경쟁사가 다른 방식으로 같은 기능을 구현해 우회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기준을 중심으로 출원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 제품의 매출과 성능에 직접 연결되는가
- 경쟁사가 쉽게 확인하고 모방할 수 있는가
-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거나 우회하기 쉬운가
- 후속 제품에도 계속 사용할 기술인가
- 투자나 라이선스에서 별도로 설명할 가치가 있는가
3. 언제 특허포트폴리오를 다시 점검해야 하나요?
특허포트폴리오는 최초 출원 이후에도 사업 변화에 맞춰 계속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제품과 사업 방향이 달라지는 시점에는 기존 특허가 현재 기술을 제대로 보호하는지도 다시 살펴봐야 하죠.
먼저 시제품이 양산 제품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개발 과정에서 부품이나 작동 방식이 변경됐다면 기존 특허의 보호 범위에 포함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새롭게 추가된 핵심 기능이 있다면 별도 출원의 실익이 있는지도 검토해야 하고요.
투자 유치나 기술가치평가를 준비할 때도 현재 제품을 보호하는 특허와 후속 사업을 위한 특허의 역할을 구분할 수 있는지 점검해보아야하죠.
경쟁사의 유사 제품이 등장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이 비슷하더라도 보유 특허의 청구항과 상대 제품의 구조 및 작동 방식을 비교해 실제로 권리 범위에 포함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밖에도 후속 제품 개발, 해외 진출 또는 라이선스 협상을 앞두고 있다면 기존 특허가 새로운 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사업이 달라졌는데도 초기 출원 당시의 특허만 유지한다면 제품과 권리 사이의 간격은 점차 커질겁니다.
이미 핵심 특허를 등록했으니 다시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등록 당시의 제품과 현재 판매 제품이 달라졌거나, 심사 과정에서 청구항이 좁아졌다면 기존 특허만으로 후속 제품까지 보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특허를 여러 건 추가로 출원하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현재 제품의 핵심 기능이 기존 특허에 포함되는지, 경쟁사가 다른 구조로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지, 각 특허가 제품 판매와 투자·라이선스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지부터 확인해야 하죠.
이러한 차이를 뒤늦게 발견하면 추가 출원 비용뿐 아니라 제품 출시와 투자 일정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등록특허는 여러 건이지만 각 권리가 어떤 제품과 기능을 보호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면, 무작정 출원 수를 늘리기 전에 현재 제품의 적용 범위와 각 특허의 역할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이를 기업 내부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와 제품 구성, 기존 청구항, 후속 사업계획을 함께 검토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