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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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합의, 피해자가 먼저 연락하면 안 되는 이유
목차
1. 데이트폭력합의를 먼저 제안하고 싶어지는 심리
2. 데이트폭력합의가 법적으로 작동하는 방식
3. 합의 결과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
데이트폭력합의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사람은 두 종류입니다.
피해자이거나, 아니면 가해자 측이거나.
어느 쪽이든 지금 이 순간 마음이 복잡한 건 마찬가지일 겁니다.
신고까지 갈 것인가, 조용히 끝낼 수 있는가, 합의를 하면 이 관계가 어떻게 되는가. 질문이 꼬리를 뭅니다.
특히 피해자 입장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가해자가 전 연인이거나 현재도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경우, 법적 절차를 밟는다는 게 단순한 신고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감정이 섞이고, 주변의 시선도 신경 쓰이고, 신고하면 오히려 내가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그 마음을 무시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이 이후 상황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변호사로서, 실제 사건을 오랫동안 다뤄온 사람으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1. 데이트폭력합의를 먼저 제안하고 싶어지는 심리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법적 절차는 길고 소진되는 일이 많습니다. 가해자와 더 얽히기 싫고, 주변에 알려지는 것도 부담스럽죠.
그러니까 합의로 조용히 마무리하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웁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먼저 합의를 제안하는 순간, 협상의 주도권이 넘어갑니다.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데이트폭력은 형법상 폭행·상해·협박 등이 적용되는 형사 사건입니다.
그리고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가 먼저 합의를 요청한 기록은 가해자 측 변호인이 '피해자도 원만한 해결을 원했다'는 논리로 활용합니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가해자의 처벌이 경감된 사례가 존재합니다.
더 중요한 건, 합의서에 서명하는 순간 그 내용에 따라 이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합의서에 '향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문구가 포함되는 경우, 추가 피해에 대한 권리 행사가 어려워집니다.
상대방이 유도하는 문구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서명하는 일이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피해자에게 반드시 이 질문을 먼저 합니다. 합의서를 이미 받으셨나요? 라는 질문을요.
2. 데이트폭력합의가 법적으로 작동하는 방식
합의를 하면 사건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형사 절차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합의는 처벌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양형 요소이지, 사건 자체를 소멸시키지는 않습니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이후에는 피해자가 합의를 했더라도 재판이 진행됩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일반 폭행·상해 사건의 경우,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데이트폭력합의가 사건에 미치는 영향은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고소 전 합의는 사건이 수사기관에 접수되기 전의 단계이고, 고소 후 수사 중 합의는 검찰 처분에 영향을 주며, 기소 이후 재판 단계의 합의는 양형에 반영됩니다.
각 단계마다 합의의 법적 효력과 피해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가 다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합의를 진행할 때 피해자에게 유리한 조건, 즉 접근금지 약정이나 추가 손해배상 조항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조항이 있는 합의서와 없는 합의서는 이후 가해자가 재접촉하거나 2차 피해가 발생했을 때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합의는 끝내는 행위가 아니라 조건을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합의서 한 장이 이렇게까지 복잡한 게 맞냐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결정하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3. 데이트폭력합의 결과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결말이 나오는 사건들을 오래 지켜봤습니다.
피해 정도가 비슷하고, 가해자의 행동 양상도 유사한데 결과가 갈립니다.
그 이유는 하나입니다. 합의 과정에 누가 개입했느냐입니다.
한 사례에서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합의 요청을 받은 직후 변호사와 먼저 상담했습니다.
합의서 초안을 가져왔고, 그 안에 담긴 문구가 얼마나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이후 합의 조건을 재설계했고, 접근금지 약정과 실질적인 손해배상이 포함된 합의로 마무리됐습니다. 가해자의 처벌도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처리됐습니다.
반대로 가해자 측의 연락을 직접 받고 혼자 합의서에 서명한 사례에서는, 서명 이후에야 문제를 인식하고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이미 서명된 합의서에는 민형사상 이의 제기를 포기하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건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데이트폭력합의는 감정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법적 절차입니다. 그 차이가 피해자의 권리를 지키느냐 포기하느냐를 결정합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한 단계
지금 데이트폭력합의를 고민하고 있다면, 아마 빨리 이 상황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클 겁니다.
그 마음이 틀린 게 아닙니다. 하지만 빠르게 끝내려는 선택이 오히려 더 오랜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합의서 한 장은 단순한 종결 문서가 아닙니다. 이후 피해자가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리의 범위를 결정하는 문서입니다.
그 문서를 혼자 받아들고 서명하는 건, 읽지 않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데이트폭력합의를 진행하기 전에 변호사와 먼저 상담하십시오. 합의를 할지 말지의 결정보다, 어떤 조건으로 할 것인지를 먼저 설계해야 합니다.
그 한 단계가 피해자의 권리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지금 합의 요청을 받으셨거나, 합의서를 이미 받아두셨다면 서명 전에 전문가와 먼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서명 이후에는 선택지가 좁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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